또하나의 약속
- 디스플레이, 반도체 업계 종사자가 봤으면 하는 영화
또 하나의 약속
모두가 한번쯤 들어본 사건에 대한 이야기이다.
삼성 반도체에서 근무 후 백혈병 환자가 발생한 사건.
뉴스에도 여러번 나왔었고
실제로 시내를 돌아다니면서도 봤었었다.
하지만....
학생이였던 나와는 크게 관련성 있다고 느껴지지 않았었다.
그러고.... 몇년.....
취직을 하게 되었고 반도체 장비업체를 다니게 되며 디스플레이 라인에 밥먹듯이 드나들게 되었으니....
영화의 이야기가 남 이야기가 아니게 들려왔다.
얼마전 파주에서 챔버내에서 질식사한 사고도 있었고....
(이건 실제로 내가 지나다니던 길에 있는 장비에서 일어난 사건이라고 들었는데)
시위를 볼 때... 뉴스기사를 들을 때 그냥 남이야기 처럼 듣던 것이 너무나 미안했다.
그리고 한편으론 이런 영화가 나올 수 있다는 것도 참 새로웠다.
(물론 법적으로 산재 판정이 나왔으니 삼성에서의 잘못으로 판결이 난것이니 뭐라 할 수 없긴 하겠지만)
이곳 저곳(주로 디스플레이)라인을 돌아다니며 최근엔 대부분 자동화 되어있고 안전규정이 점점 까다로워지기 때문에
이제 백혈병같은 병의 발생은 많이 줄어들지 않았을까 싶다.
하지만
내가 라인에서 일을 하며 느낀 것은 화학물질만 유해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개인적으론 크린룸 자체가 상당히 유해하다고 생각한다.
외기(먼지)가 내부로 들어오지 못하게 대기압 보다 높은 기압이라던가(이 부분은 크린룸 사양에 들어가 있다)
공기의 질이라던가....
마스크 착용이라던가
높은 기압은 상당히 몸을 피로하게 한다.
실제로 작업을 하고 나오면 별일 아니여도 매우 피곤하고.....
마스크를 착용하기 때문에 내가 내쉰 공기를 다시 들여마셔야 하기 때문에 어지럽기도 하고
크린룸 공기도 내부 공기를 계속 순환시키기 때문에 화학약품 냄세라던가 아니면 장비에서 나오는 냄세들로
(물론 유해하진 않겠지만.... 산소양도 일정양을 유지하겠지만... 외부의 대기에 비해) 대기의 질이 좋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럼 라인에서 일하는 사람들만의 일일까?
그렇게 마들어진 모니터 TV, 핸드폰액정, 핸드폰 CPU, 램 등
수많은 장비들이 이러한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것이고.....
이러한 과정을 거쳐 그나마 지금은 조금 안전해진게 아닐까 생각된다.
결국엔 내가 유해하지 않게(안전하다고는 말 못하겠다)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이런 분들의 노력.... 희생을 거쳐 만들어졌다고 생각하니 한편으론 미안하면서도 고마운 마음이다.
최소한 라인에서 일하시는 분들만이라도 이러한 일들을 거쳐 지금의 라인이 있다는 것을 함께 기억했으면 좋을것 같다.